a 씨는 고혈압 가족력이 있어 평소에도 혈압 관리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체중 관리도 식습관도 열심히 할뿐더러 남들보다 자주 가정용 혈압계로 혈압 측정을 한다. 덕분에 정상 혈압을 항상 유지하고 있는데, 병원만 가면 혈압이 높게 측정되어 스트레스를 받는다. 며칠 전에도 감기로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혈압이 너무 높게 나와서 몇 번이나 다시 혈압계를 작동시켰다. a 씨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a 씨와 같이 병원만 가면 혈압이 높게 나오는 경우를 ‘백의 고혈압’이라 부른다. 이는 평상시에는 혈압이 정상이었다가 흰색 가운을 입은 의료진 앞에서, 혹은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것을 말하는데, 대개 병원 환경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과거에는 병원을 벗어나 가정용 혈압을 쟀을 때 안정된다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과 학회지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백의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 위험을 추적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백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았기 때문에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은 경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과 가정에서의 혈압 차이가 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가정에서 아침저녁으로 올바른 방법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기록한 후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거나, 병원 진료 후 24시간 혈압 측정기를 착용하여 일상생활을 할 때 혈압 변화를 살펴보는 게 좋다. 이를 통해 고혈압이 병원에서만 발생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치료 대상이 되는지 판단할 수 있다.
고혈압은 우리나라 30대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고혈압이라고 해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당장 위험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고혈압인 줄 모르고 지내거나 알더라도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혈압은 신체 여러 부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며 각종 합병증을 유발한다. 높은 혈압을 장기간 방치하면 뇌졸중이나 뇌출혈, 심장질환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혈압을 점검할 때마다 수치가 변하고 때때로 정상 범위 이상으로 나타난다면 내과 진료를 통해 현재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게 좋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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