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염증은 특별한 증상 없이 체내에 잠복해 있다가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며 우리 몸에 문제를 일으킨다. 면역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당뇨, 고혈압 등 대사 질환, 심혈관계질환, 장 질환 등도 만성염증과 관련되어 있다.최근 이러한 만성염증의 위험성이 알려지며 염증 완화에 좋다는 영양제를 챙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좋다고 소문난 영양제가 본인에게 모두 맞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현고은 약사(샘물약국)는 “모두에게 좋은 영양제는 없다”라고 말하면서 “몸 상태에 따라, 그리고 식습관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 성분이 달라지므로 이를 고려하여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강조한다.
q. 염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면서 발생하는 면역 반응 중 하나인데요. 이게 어떤 과정을 통해서 우리 몸에 문제가 되는 건가요염증은 감염이나 상처가 생겼을 때, 우리 몸에 나타나는 나쁜 영향을 줄이고 손상된 부위를 정상 상태로 되돌리려고 하는 아주 좋은 반응입니다. 문제는 이게 만성화됐을 때인데요. 염증 반응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특정 부위에 계속해서 염증이 발생하면 이로 인한 자극이나 손상에 의해 염증 반응들이 서서히 또 오랫동안 지속되며 우리 몸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흔히 ‘만성염증’이라고 하는 상태죠.만성염증은 비만, 스트레스, 흡연, 음주, 미세먼지, 그리고 인스턴트를 즐기는 식습관 등에 의해 발생합니다. 현대인들이 하나쯤 가지고 있는 원인들로, 누구 하나 만성염증을 피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 만성염증의 가장 큰 문제는 증상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타날 수 있지만, 특이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배가 아프면 흔히 장염을 의심하지만, 이 또한 만성염증의 일환으로 나타날 수 있고요. 대부분은 피곤하거나 체력이 저하되는 정도의 증상만 나타나서 만성염증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만성염증 자체로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만성염증으로 인해 다른 질환이 생기면 각종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선 만성염증은 인슐린 저항성을 비롯하여 비염,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에 영향을 미치고요. 근력 감소, 과민성 장질환, 변비, 기억력 감소, 피부 건조, 잦은 배고픔 등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만성염증은 우리 몸 곳곳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심을 기울이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만성염증, 약물치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허리가 아프거나 손이 붓고 염증이 생기는 등의 급성 염증에는 항생제나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제를 사용하는데요. 만성염증을 치료하는 치료제로 나와 있는 건 없습니다. 만성염증의 증상이 특이적이지 않고 원인이 워낙 다양한 탓인데요. 그래서 만성염증으로 인해 당뇨가 생기면 혈당을 낮추는 약을, 심혈관질환이 생겼다면 혈압약이나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등 증상에 맞춰 약을 써 볼 수밖에 없습니다. 만성피로가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약이 없고요. 피로 회복제를 드시거나 비타민, 간장약 같은 보충제를 써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즉, 아쉽게도 현재 만성염증의 특효약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특효약이 없다면 애초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요. 만성염증 예방에 효과적인 보충제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제일 많이 언급되는 것이 ‘좋은 지방산’입니다. 오메가 3의 경우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물질들이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만성염증이 있는 분들에게 보통 오메가 3를 많이 권장합니다. 오메가 3의 경우 보통 하루 한 알(약 1,000mg) 정도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만성염증이 걱정되는 분들은 섭취 용량을 높여서 드시는 것을 권장합니다.비타민 d의 경우 면역 체계를 강화해서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실 비타민 d는 햇빛을 받으면 생성되다 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한국인의 약 90%는 비타민 d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또한 비타민 d 생성 능력은 인종에 따라서 다르고요. 시간대나 계절의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비타민 d가 부족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햇빛이 강한 아침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의식적으로 산책을 하는 것이 좋으며 비타민 d를 추가적으로 보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만성염증에 좋은 또 하나의 성분으로는 비타민 c가 있습니다. 비타민 c는 항산화력이 뛰어나서 면역에 도움이 되고, 만성 염증도 낮출 수 있습니다. 하얗고 좋은 피부를 관리하는 데도 비타민 c가 도움을 줍니다. 비타민 c의 이러한 효능은 비타민 e와 만났을 때 시너지가 난다는 점, 참고하면 좋겠습니다.글루타치온도 강한 항산화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면이 부족한 경우, 그리고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은 경우에는 우리 몸에 산화적인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나쁜 산소가 많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나쁜 산소를 없애는 데 글루타치온이 좋은 역할을 합니다. 때문에 만성염증이 있는 분들이 글루타치온을 챙겨 드시면 만성염증도 잡고, 피부 건강도 지키고, 피로도 회복시키는 등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글루타치온의 경우, 이를 잘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항산화 미네랄인 셀레늄과 함께 섭취하면 좋습니다.그 밖에 아토피나 비염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프로폴리스도 만성염증 관리에 도움을 주는데요. 앞서 살펴본 모든 것을 다 챙겨 먹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내 상황에 맞게 적절한 영양제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q.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먹어야 효과를 볼 텐데요. 섭취 방법이나 주의사항에 대해 짚어주신다면요.오메가 3, 비타민 de의 경우에는 식사 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 성분은 기름기가 있을 때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기름기 많은 음식이나 튀김 요리를 먹은 후 섭취하면 더 잘 흡수되기 때문에 세끼 중에 한 번 복용한다면 아침보다는 저녁식사 이후를 추천합니다.비타민 c의 경우에는 식초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빈속에 식초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속이 굉장히 쓰리겠죠. 비타민 c 역시 빈속에 먹으면 속이 쓰릴 수 있고요. 심한 경우에는 배탈이 날 수 있습니다. 설사를 하거나 복통이 심해 병원을 찾는 사례도 있어요. 따라서 가급적이면 식후에 복용하시길 권장합니다. 혹 식후에 복용해도 속이 쓰리다면 식사 중간에 비타민 c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과 함께 양도 신경 써야 합니다. 비타민 c는 진하게 먹을수록 흡수율이 떨어집니다. 하루 한 번 간편하게 먹는 걸 선호하는 분들이 많지만, 하루에 두세 번 정도 나눠서 복용하는 게 좋다는 점,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르신들의 경우 나물이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고기는 비교적 적게 드시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러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영양제를 보충하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고기를 즐기는 분들은 과일과 채소의 영양 성분이 풍부한 영양제를 선택하면 좋겠죠. 이처럼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현재의 증상이나 이루고 싶은 목적, 식생활습관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걸 먹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약국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상담을 통해 기존에 살려던 영양제보다 나에게 더 딱 맞는 영양제를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좋은 성분의 영양제를 잘 선택해서, 충분한 함량으로 복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이 밖에도 만성염증 관리와 관련해서 더 알아두면 좋은 내용이 있다면요.요즘 해외직구로 영양제를 구매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해외 영양제 중에도 좋은 것이 많지만, 가끔 가격 대비 성분 함량이 안 좋은 것들도 있습니다. 한국과 외국은 건강기능식품의 기준이 많이 다른데, 한국이 좀 까다로운 편입니다. 그래서 비슷한 스펙이라면 한국 제품을 먼저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점은 만성염증을 만들지 않는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좋고요. 만성염증을 유발하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현명합니다. 음주와 흡연은 만성염증을 유발하니 삼가야겠죠. 그리고 빵, 떡, 국수와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과 설탕, 액상과당은 혈당을 높이고 그 결과로 인슐린 저항성을 야기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것들을 오래 섭취하다 보면 몸에 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한 끼라도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또 만성염증을 줄이기 위해 적게 먹는 분들이 있는데요. 과도하게 소식을 하면 신진대사를 낮춰 염증 물질이 우리 몸에서 배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면 노폐물 배출도 잘 안 되기 때문이죠. 이러한 식습관에 주의하면서 만성염증 관리에 도움 되는 식품을 챙겨 먹으면 좋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퀘르세틴이 풍부한 양파고요. 아사이베리, 크랜베리, 블랙베리와 같은 베리류에는 폴리페놀 등 각종 항산화 물질들이 많이 들어 있어서 의식적으로 챙겨 드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살을 빼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방 세포는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많이 분비하기 때문에 살을 빼면 몸도 날씬해질뿐더러 염증 반응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살이 쪘다는 것은 많이 먹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많이 먹으면 노폐물 배출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식사량을 조절해야 하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과도하게 줄이면 오히려 염증을 야기하니 평소 먹는 칼로리의 약 20% 정도 줄이길 권장해 드립니다.기획 = 김소현 건강 전문 아나운서도움말 = 현고은 약사 (샘물약국)